
어떤 사회든 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기본 경제 문제가 있다.
무엇을 어떻게 누구를 위해 얼마나 생산할 것이냐의 문제다. 사회나 경제 단위가
이 기본 경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경제체제 라 한다.
경제체제도 여러 가지가 있다. 국민경제가 무엇을 어떻게 누구를 위해 언제 얼마
나 생산할지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은 국민경제체제라 한다. 지역경제
차원에서 기본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체계는 지역경제체제, 세계경제 차원에서 기본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체계는 세계경제체제라고 부른다.
경제 단위가 지역이든 국가든, 경제체제는 그 경제 단위를 구성하는 경제주체가 경제활동
을 펼 때 따라야 할 기본 질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경제체제가 다른 사회는 경제활동의 과정과 결과도 달라지게 돼있다.
현대 세계에는 크게 자본주의 와 사회주의라는 두 개의 경제체제가 양립해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사회주의 경제체제는 여러 가지로 다르다.
무엇보다 생산수단을 소유하는 형태가 정반대다. 생산수단이란 말 그대로 재화 생산에 필요한
수단이다. 토지를 포함한 자연자원이나 도로. 철도. 항만 같은 공공시설과 설비, 그리고 금융기관
같은 공공기관 등이 포함된다.
자본주의 체제는 어떤 경제주체든 주요 생산수단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반면 사회주의
체제는 국가 곧 정부가 주요 생산수단을 독점한다. 개인이나 기업에는 생산수단 소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즉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할 수 있게 허용하느냐 여부에서
상반된다.
경제자원을 배분하는 방식이나 경제활동을 펴는 동기도 정반대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경제주체 모두가 자유롭게 참여하는 자유시장이 자연 발생하는 걸 장려한다.
누구나 시장에서 자기 이익을 좇아 자유로이 경제활동을 벌이게 하고, 그런 방법으로 사회가 지닌
경제자원을 배분한다. 사람들이 저마다 경제활동을 벌여 획득한 재화는 영원히 자기 것으로 소유할
수 있게 국가가 법과 권력으로 보장한다. 경제주체 간에 저마다 제 이익을 좇다 이해가 상충하는 문
제가 생기면 경쟁으로 해결하게 한다.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정부가 주요 생산수단과 경제자원을 사회 내지 국가가 공동 소유한다는 명목
으로 독점한다. 이른바 '사회적 소유' 다. 모든 것을 독점한 정부가 공익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생산
과 소비 등에 관한 계획을 세워 경제주체 모두에게 자원을 배분한다. 따라서 개개인이 전개하는 경제
활동은 생산부터 성과 분배에 이르기까지 모두, 정부가 계획한 것들을 수행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경제자원을 자유경쟁시장을 통해 배분하지 않으므로 개인들이 사사로이 이익을 좇아 경쟁할 이유가
없다.
자본주의 경제는 흔히 시장경제와 같은 뜻으로 쓴다. 이론상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시장이 경제를
운영하며 사회가 지닌 경제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메커니즘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시장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
가격이 열쇠다.
시장에서는 생산자. 판매자. 소비자가 저마다 자유의지로 만나 상품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형성
된다. 가격은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오르고,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내린다. 상품 수급 이 서로 맞아
떨어져 균형을 이룬다면 더 이상 오르내리지 않겠지만, 그 전까지는 계속 움직인다.
수급에 따라 가격이 부단히 움직이는 과정에서 가격은 마치 '보이지 않는 손'처럼 상품 수급을 조절한
다. 가격이 오르면 상품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공급이 늘고,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늘어나는 대신 공급
이 줄기 때문이다.
그럼 혹시 가격이 오른 끝에 아예 수요가 없어지고 가격이 내린 끝에 아예 공급이 없어짐으로써 거래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은 없을까? 그럴 염려는 없다. 시장에서 상품 수요와 공급은 일시적으로 불균형
상태에 놓이기 십상이지만 그런 불균형이 오래갈 순 없다. 수요자나 생산자나 어쨌든 상품을 매매해야
각자 원하는 걸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수요자와 생산자 모두 시장가격 추이를 기준
삼아 각자 최대한 매매가 이뤄지는 쪽으로 거래 의사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새로운 매매가가 형성되고, 새 매매가에 따라 수요자와 생산자 모두거 저마다 소비와 생산 물량
을 조절하면서 불균형 상태에 있던 상품 수급은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이처럼 가격이 시장에서 상품 수급
불균형을 조절해내는 메커니즘은 시장 참가자 각자가 지닌 이기적 동기와 타산까지도 조정해낼 정도로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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